▲ 면접관은 공통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어 이것만으로도 힘든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원자들의 답변이다. 일반적인 질문이기에 지원자들의 답변 또한 일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문중에서)

앞서 면접당일이면 면접관은 매우 피곤하고 힘든 하루라고 언급했다. 그들이 어째서 그렇게 피곤한지, 그리고 그 피곤하고 힘든 것이 ‘왜 나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한 번 살펴보자. 

면접관은 수많은 지원자들을 만나게 된다. 하루에 면접을 마치는 기업이라면 견딜 수 있겠으나 몇 일간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의 경우 면접관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히 높은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면접관들은 매 조마다 유사한 질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나 간략한 자기소개를 시키는 등 공통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질문들 말이다.

일반적으로 면접장 밖에서는 진행요원이 면접관들이 지참하고 있는 서류와 순서를 같이 첨부해서 지원자들을 입장시킨다. 그러나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재차 확인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만에 하나 순서라도 바뀌게 된다면 한 개인에게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결과를 통보하는 과오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면접관은 공통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힘든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원자들의 답변이다. 일반적인 질문이기에 지원자들의 답변 또한 일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답변이 신선한 지원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면접관의 피곤은 점점 더해져만 간다. 

이럴 때 2공식이 빛을 보게 된다. 면접관이 던진 어떤 질문에 간단하게 답변하라는 1공식에 충실했다면, 면접관은 너무 간단한 답변에 의외로 놀라기도 할 뿐더러 추가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보통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다음에 해야 할 질문을 고르게 되는데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답변 다음에는 부가적으로 질문을 해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렇게 된 근거가 있나요?" 등 연결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예상할 수 있는 질문이자 대비할 수 있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피동성과 능동성 매력적인 법칙을 즐겨라"

이런 면접방식은 피동성에서 능동성으로 변화되어 지원자의 의도에 어느 정도 부합하여 진행될 수도 있다. 당연한 결과 아닌가.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서 긴장하고 어떤 내용을 깊이 파고들며 질문할지 몰라서 떨게 되는 면접장에서 내가 예측가능하고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주도권은 지원자 쪽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지원자는 안정감을 찾을 수 있고 좀 더 자신 있게 면접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추가질문을 받는 게 좋은가요? 

이때 추가질문을 받게 된다 해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한 지원자가 이런 질문을 해 왔다. "면접장에서 질문을 많이 받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중 합격할 가능성은 누가 더 높은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자와 후자 어느 쪽이 더 합격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가. 

질문을 적게 받는다는 것은 두 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서류만으로도 합격할 만큼 충분하게 준비되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겠다. 그런 지원자에게 많은 질문을 할 필요도 없고 면접관이 힘들게 다른 사항을 확인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서류에 표기되어 있는 내용으로 지원자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는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 때 받는 질문은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궁금한 점을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형화 되어 있는 서류 외에 기업에서 선발하려는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알아야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호기심형 질문’이라 한다. 다른 하나는 ‘의심형 질문’이다. 면접관이 서류상의 내용에 의구심이 들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는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합격, 불합격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한다면 질문의 빈도수로 합격의 여부를 점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당사자는 알 수 있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서류가 구비되어 있는 지원자가 질문을 적게 받는다면 합격하는 쪽에 가깝고, 그렇지 않은 지원자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 호기심형 질문인지 의심형 질문인지를 검토해 보라. 질문을 받은 당사자는 느낌 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2공식으로 면접관을 쉬게 하라" 

2공식의 답변방식은 이렇게 면접관의 심리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추가적인 질문이 나올 것에 대비해 1공식의 답변에 이어 예상되는 질문에 미리 답변하는 방식이다. 면접관은 대답이 이어지는 동안 잠시나마 쉴 수 있게 된다. 물론 ‘쉰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연결하여 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알아서 답변해 준다면 분명 한 마디라도 덜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쉬는 것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면접관은 지원자의 작은 행동과 태도에 대해 심리적으로 미세한 호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신이 배려 받고 있다는 것은 어른이나 아이 누구라도 눈치 챌 수 있는 본능적인 감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답변의 내용이 충실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점수를 기대해도 좋은 것이다. 2공식은 이와 같이 면접관을 배려하는 작은 행동으로 표현되게 되고 상호작용을 통해 원하는 결과에 다가가는 고차원적, 심리학적인 답변방식이다. 

답변하는 방식은 이렇다. 1공식에서 ‘그것은 ~이다’라고 간결하게 답변한 다음, ‘이유는’ 또는 ‘왜냐하면’이라는 연결방식을 통해 앞의 내용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게 된다. ‘그 이유는 ~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하면 자연스럽게 앞의 답변과 뒤의 근거가 연결되어 명확한 의사표현이 이루어지고 듣는 면접관도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또 다른 한 가지가 있다. TV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MC가 게스트를 소개하는 멘트를 떠올려 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000씨입니다."라고 소개했다고 가정하자. 그 여배우는 실제로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예의상 그렇게 소개할 수도 있다.

이때 소개를 듣고 있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들어가 보자. 시청자가 소개 받은 여배우를 잘 알고 있다면 그녀가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고 MC의 소개를 ‘접대성 발언’ 정도로 간파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잘 모르는 시청자일 경우에는 MC가 소개한 내용이 마치 ‘사실일 수도 있다’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개를 들은 그 시청자는 그녀를 실제로 ‘대한민국 최고의 여부우 000’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2공식'으로 근거를 제시한 지원자의 답변을 들은 면접관에 대입해 보자. 그가 지원자의 답변이 거짓이라고 확신할 만한 이유가 없는 이상, 지원자의 답변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그녀’를 진짜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일 수 있다고 여기게 되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2공식에서는 1공식으로 답변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 마치 그 답변이 사실인양 면접관이 믿게 되는 심리적인 결과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런 경우를 '이타적 유전자'라는 비유로 표현한다. 굳이 '이타적 유전자'라는 생물학적 비유가 아니더라도 인간이 다른 사람의 말을 의심하기 보다는 믿는 습성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광경이라는 점만 봐도 2공식은 효과 만점인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제3공식 : 연결접속사 + 부연설명’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글 / 김항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