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7반 정현영 선생님과 정승은 어린이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아띠참 신문)

학교가 너무 행복하다는 친구들이 있다.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실, 교내에서 책을 가장 많이 보아 다대출 1위를 한 반, 바로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 7반의 친구들이다. 무슨 이유일까. 무슨 이유로 이 친구들은 학교가 즐겁고, 심지어 토요일 일요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계속 4학년에 머무르고 싶고, 4학년이 끝나 5학년이 되면 우린 모두 망(?)한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일까.

수업 끝나는 벨이 울리자 친구들은 모두 교실 가운데로 삼삼오오 모여든다. 딱지치기, 공기놀이, 할리갈리 게임, 체스, 장기, 바둑, 알까기, 블록놀이 등 자신들이 하고 싶은 파트에 들어가 선의(?)의 경쟁을 한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친구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쉬는 시간 10분, 짧지만 긴 시간,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그 시간, 꼭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는 그 불안한 시간이, 오히려 이 친구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이 학생들에게 참 자유를 선물하고, 그 자유 안에서 친구를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학교를 사랑하게 만든 주인공,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 7반 정현영 선생님과의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다음은 정현영 선생님과의 일문일답이다. 

▲ 쉬는 시간에, 놀이프로그램을 도입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시간은 주로 쉬는 시간(41%)으로 나타났고, 폭력 장소는 주로 교실 내(38.7%)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학교폭력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등 교사나 학부모의 관리 감독이 소홀한 시간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 학교가 즐거운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7반 친구들 모습 (사진 - 정승은 어린이 기자)

그렇다면 아이들이 학교에서의 여가 시간에도 무료해 지지 않도록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면, 쉬는 시간에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겠지요. 그런 의도로 놀이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아울러 학생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를 함양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여가 프로그램과 심성개발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이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학생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은 무엇인지요?
-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 1순위는 신체폭력(29.5%), 2순위는 집단따돌림(26.1%)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는 1순위가 집단따돌림(24.4%), 2순위가 신체폭력(23.3%)이었죠. 1, 2순위가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체폭행과 집단따돌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따돌림에서 오는 소외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피해자가 되는 아이들은 대부분 소극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이고, 그 아이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발생되는 대립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또 쉽게 누구에게 터놓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많아요. 

▲ 가해 학생의 대부분이 같은 반 친구들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 최근 1년간 학교폭력을 가한 가해자가 누구인지 조사한 결과, 반이상이 넘는 51.8%의 학생들이 ‘같은 반 학생’이라고 응답했어요. 작년에 비해 5.0%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전체응답의 과반수를 차지하죠.

▲ 학교가 즐거운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7반 친구들 모습 (사진 - 정승은 어린이 기자)

같은 반 친구들이 서로 화합하고 그 안에서만이라도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봐요. 항상 아이들을 주의 깊게 살펴 보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사소한 것부터 해결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학교폭력예방을 위해선 무엇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사랑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것도 그보다 우선될 수 없죠. 아무리 좋은 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하여도, 근본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진심이 전달되지 못하고, 아이들도 마음을 열지 못하죠.

저도 결혼을 해 자식을 키우면서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큰 보람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었어요. 또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게 된 것 같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먼저 학생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에 있었던 직접 경험한 학교폭력 사례가 있는지요?
- 최근 몇 년간 개봉초등학교 내에서는 특별한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늘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폭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그 틈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작은 틈새를 놓치면 안됩니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학교폭력도 초기대응이 정말 중요합니다. 초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자칫 그냥 지나치게 되면,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은 더욱 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고, 우울증, 폭력 등, 2차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학교가 즐거운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7반 친구들 모습 (사진 - 정승은 어린이 기자)

▲ 학교폭력을 방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 네, 여전히 학교폭력 발생시 방관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는 학생은 전체의 22.9%로 나타났으며, 그 중 목격한 후 모른 척 한 학생은 52.6%로 나타났어요. 이는 전년도 37.5%보다 15.1%나 증가한 것으로 학교폭력 방관 실태가 더욱 심각해 졌음을 알 수 있죠.

학교 폭력에 대한 방관이 또 다른 학교 폭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 학생들이 조금만 적극적으로 친구를 살피고, 이야기도 나눠 주고 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쉽진 않을거예요. 하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준다면, 어둠 속에서 헤매는 한 친구를 빛 가운데로 부를 수 있을거예요.

▲ 학교가 즐거운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7반 친구들 모습 (사진 - 정승은 어린이 기자)

▲ 학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어려운 일이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에게 선생님은 어쩌면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친구처럼 언니처럼 엄마처럼 그렇게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어울리는데 유독 혼자 앉아 있는 친구가 있어요. 같이 어울리게 해주려고 노력도 하고, 무엇보다도 그 친구에게 마음이 많이 갑니다.

학교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면 더없이 좋겠지만, 환경을 바꾸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친구는 소외로 인해 깊은 어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친구에게 꼭 말하고 싶어요. 음지에서 나와서 양지로 오라고요. 그곳은 그리 춥지 않고, 그리고 생각보다 먼 곳이 아니라고요. 

"친구야!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줘. 생각보다 먼 곳이 아니야"

사랑으로 늘 친구들을 살피는 서울개봉초등학교 4학년 7반 정현영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은 부모님들께 전하는 간곡한 당부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는 학생들을 보면 가정불화가 심하거나, 부모님이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이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가정이 화목하여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타인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부모님들께 꼭 당부드리고 싶어요. 아이들의 이야기, 정말 많이 들어주세요. 혹,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도, 늘 용기를 주시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꼭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집과 학교의 벽이 높듯이, 선생님과 학생과의 벽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학교가 집처럼 마음 놓고 뛰거나, 눕거나, 웃거나 할 수 없듯, 선생님 또한 엄마처럼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는 없는 분이다. 하지만, 결국 엄마가 해 줄 수 없는 거, 꼭 선생님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다. 친구 때문에, 성적 때문에, 마음 약한 소심한 성격 때문에,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엄마와 아빠의 다툼 때문에, 그 무엇이라도 좋다. 우리를 항상 걱정해 주시는 선생님을 꼭 기억하자. 때론 엄하고 어려우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손을 잡아주실 분은, 바로 우리가 매일 학교에서 만나는 바로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래본다. 

취재 / 
정승은 어린이 기자 (그린나래 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