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체감의 봉사활동에는 진심어린 '땀방울'이 흐른다. (사진제공 -일체감)

"화를 잘 내는 아동이 있었죠. 아이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화를 조절하지 못했어요. 일체감의 프로그램중 야구를 할 때 였는데 화가 나니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고 글러브를 갑자기 집어 던졌죠." 

"일체감은 꾸준히 아이와 야구를 비롯한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가까워졌어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기본이고, '화가 났을 때,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스포츠를 통해 승화시킬수 있도록 이론적인 재활 부분도 적용해 코칭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아이는 체육시간이 되면 더욱 적극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표정까지 온화해졌습니다. 일체감의 일원으로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체육교육학과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봉사동아리 '일체감'이 활동하던 중 에피소드다. 일체감은 ‘일상생활에서 체육을 통해 감동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덧붙이자면 일체감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그들에게 체육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삶의 기쁨이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땀을 흘리며 팀원과 열정적으로 숨가쁘게 움직이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 기쁨을 안겨주는지 알려주고 싶다는 게 일체감 동아리의 설립 취지다. 

일체감의 따뜻하고 의미있는 활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일체감의 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학교 체육교육학과 박진혁 학생을 만났다. 그에게 일체감의 설립 취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들었다.

박진혁군은 "일체감의 설립 취지는 첫 째는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입니다. 체육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일상생활에서 더욱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라며 "두 번째는 ‘체육’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데 있습니다. 공부보다 운동만 하는 학생들이 갈수 있는 곳이 체육학과 라는 이미지를 타파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체육이라는 '단순한, 과격한, 가벼운'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고자 합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는 체육교육과를 졸업해도 다양한 분야로 취직할 수 있다는 긍정의 미래를 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봉사동아리 '일체감'은 무슨 활동을 할까. 활동을 통한 긍정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그에게 설명을 요구하자 "일체감은 봉사하는 사람과 봉사 대상자들이 동시에 치료와 도움을 받고 있다"는 말을 시작으로 일체감을 소개했다. 

박진혁 학생의 설명에 따르면, 일체감 활동자들도 장애에 대한 선입견이 바뀌기도 했다. 처음 장애인에 대하 거리감이나 불편함을 느꼈던 봉사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누구나 장애를 가질수 있으며, 이들의 불편함이나 안타까운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보살핌을 받는 입장도 바뀌었다. 앞서 화를 조절하지 못하던 친구부터 시작해 주변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대인기피 성향의 아동들도 체육을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 일체감의 봉사활동 장면.(사진제공-일체감)

"체육, 다시 말해 스포츠의 가치 중에 가장 중요한 점은 '신체 활동으로 시작해서 신체 활동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신체를 이용한 활동은 독서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몸으로 배울 수 있죠. 세상 속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소외계층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몸을 이용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더 잘 알아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박진혁군이 말하는 체육의 가치다. 

이와 함께 가장 보람 있는 순간도 있었다는 게 박진혁 학생의 설명이다. 체육 수업을 받는 사람들이 일체감 봉사동아리가 방문하는 것을 기다리고 반겨줄 때라는 것. 찾아 갈 때마다 문 앞까지 나와 꼭 껴안아 줄 때마다 느껴지는 가슴 벅찬 감정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봉사대상자들의 변화한 모습을 발견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많은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면 힘들거라고 생각하지만 별로 어려운 점은 없어요. 어색했던 첫인상, 첫만남 정도? 그들을 직접 만났던 처음이 가장 낯설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진심으로 우리를 반겨준다는 것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죠" 박진혁 학생은 그래서인지 일체감의 봉사활동에 더욱 애착이 생긴다고 전한다. 

일체감의 회원들은 바란다. 그들의 활동이 좀 더 뿌리 깊이 자리를 잡기를 바라며, 활동을 더 늘리기 보다 현재 활동을 중점으로 일체감만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새우기를 바란다. 더불어 체육관련 공부를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거창하게 체육교육과의 위상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일체감이 갖고있는 봉사 프로그램을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요. 지난 번에 우연한 기회로 봉사대상자들과 야구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다양한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진혁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경력쌓기를 목적으로 진심없이 행해지는 갖가지 봉사들과는 다른 '진심'도 느껴진다. 일체감의 작지만 확실한 봉사 활동을 통해 스펙보다는 진정한 마음이 전달되는 봉사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일체감의 행보도 기쁜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취재/
손현명 기자(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김민혜 기자(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조하진 아나운서(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