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문득 바라본 달력의 시간은 어느새 이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늘 그래왔듯이 2014년을 시작하며 우리는 저마다의 목표와 계획을 그렸을 것이다. 학업공부, 독서, 여행과 같은 개인적인 바람부터 연말에 방송을 통해 들려오는 나눔의 현장을 접하며 이번 해에는 나 또한 나눔을 실천해보리라는 따뜻한 결심까지, 우리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목표들이 자리 잡는다. 하지만 이러한 다짐도 작심삼일(作心三日). 익숙하고도 바쁜 나날들에 치이다 보면 우리는 어느덧 자신의 목표와 초심을 잃게 된다. 특히나 내가 가진 무언가를 나누고자하는, 봉사에 참여하고자하는 마음은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지만 선뜻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바로 여기, 이처럼 남을 돕고자하는 마음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이 있다. ‘생각을 넘어, 마음을 넘어, 지금 행동하라.’란 의미의 Beyond The Mind. ‘남을 돕는 행위는 나중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아래 모인 대학생재능기부단체이다. 현재 Beyond The Mind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Beyond The Mind의 리더 정윤경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Beyond The Mind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단순한 돕기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 ‘대학생’ 재능기부 단체”

저희 단체는 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시작을 했어요. 아동봉사를 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날에 기획을 하고 싶었죠. 이처럼 저희는 아동을 대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단순한 돕기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을 해요.

상대방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항상 있잖아요. 단순히 마음을 품는 것을 넘어서서 행동으로 움직이자는 의미로 ‘Beyond the mind’라고 이름을 정했어요.

또 저희는 어떠한 기업과의 연계가 아닌 오로지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재능기부단체예요. 기업 후원은 기업의 의도가 묻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받지 않고 있어요. 자칫하면 보여주기 식의 봉사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아이들을 돕고 있나요?

저희는 현재 Hand-To-Hand, 안녕 친구들, 재능 나눔 캠프를 진행하고 있어요.

첫 번째, Hand-To-Hand 프로그램은 바자회나 학교 축제, 또는 벼룩시장 같은 곳에 가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파는 거예요. 순수익금은 아이들의 교육봉사를 위해 전액기부를 하지만 수익 창출이 목적이기 보다는 단체를 알리는 것에 더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의 지속적인 관계와 친밀감 형성” 

두 번째로 ‘안녕, 친구들’은 정기 교육봉사 프로그램이에요. 학기 중에는 주기적으로 지역 복지관이나 아동센터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교육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요. 이번에는 광명 시립 해냄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복지관은 아이들에 대해 학원, 부모님의 역할 등 더욱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를 감당할 사회복지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또 최근에 교육봉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봉사는 단발성에 그치고 말아요. 하지만 이러한 단발성 아동봉사는 아이들의 정서에 정말 좋지 않아요. 이러한 부분들을 채워나가고자 정기적인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죠.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친밀감이거든요.

“지방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지막으로 ‘재능 나눔 캠프’는 현재 저희 단체의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 향림원’에서 진행된 재능 나눔 캠프

요즘 봉사단체나 봉사자들이 많아졌지만, 이것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과 서울 수도권 사이에 봉사환경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요. 실제로 서울권만 조금 벗어나도 봉사자들이 부족한 지역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보고자 시작한 활동이 재능기부캠프예요. 수도권의 복지관에서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지방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이러한 혜택을 못 받고 있어요. 그래서 지방의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향림원’에서 진행된 재능 나눔 캠프 진행하고 있어요.

⦾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다문화가정과 같은 다른 복지 분야의 경우 언론을 통해 이슈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아동 복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 되면 혜택을 받기 힘들거든요. 더 신경을 써주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어서 아동 복지에 주력하고 있어요.

또 봉사 활동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비전공자들이 모인 단체에서 저희가 최대한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동봉사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희가 아직 대학생이다 보니까 아이들과 더 친밀할 수 있고, 아이들이 하고 있는 고민을 나 또한 했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 Beyond The Mind의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대외적인 이미지에 신경을 쓰고 하는 단체가 아니라서,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부담 갖지 않고 아이들과 꾸준히 만날 수 있었으면 해요. 저희가 거창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런 프로그램들을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는 단체가 되는 것이 소박한 바람입니다.

⦾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문득 정윤경 리더님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는데요.

처음 재능기부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금 너의 위치에서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것을 해라.”

▲ 인터뷰중인 정윤경 리더

제가 봉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정기후원을 꾸준히 해오셨거든요. 저도 어느 날 봉사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부모님께서는 이렇게 말하셨어요. “정기적으로 할 수 없다면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 너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것을 해라.”

그 때부터 각자의 나이와 위치에 맞게 할 수 있는 봉사의 모습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죠. 중학생 때는 지역에 있는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활동했지만 고등학생 때는 학업 등의 이유로 활동하지 못했어요.

대학생이 되어서는 아이들과 장기적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정말 내가 원하는 활동의 봉사를 하고 싶었어요.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 야 기쁜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문득 ‘아동에 대한 봉사는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을 두고 있기도 하고, 장녀이기 때문에 혼자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는 했어요.

‘내가 겪은 것들을 아이들도 지금 겪고 있겠구나, 내가 옆에서 함께 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인터뷰중인 정윤경 리더 아띠참신문Ⓒ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 본인이 생각하는 재능 기부란 무엇인가요.

“상대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만 있다면… 그것 또한 재능기부”

재능 기부에 대해 겁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한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특별한 재능을 가지도 있지 않더라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재능기부라고 생각해요. 내가 아무리 무언가를 잘한다 하더라도 상대가 이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요?

⦾ 혹시라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시나요?

저는 매번 아이들과 헤어지는 순간이 가장 힘들어요. 캠프를 다녀오고 나서는 항상 후유증이 남아요. 특히 이번에 다녀온 ‘향림원’에서의 캠프는 심적으로 정말 좋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심적으로 정말 힘든 시간이기도 했어요.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어서 저희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았는데, 슬슬 마음을 열어갈 때 쯤 캠프가 끝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미 이별에 대한 상처가 있기 때문에 헤어질 때 의연하게 대처해야했는데, 저는 이별할 때 눈물이 많고 항상 마음이 아파서 그러기가 힘들었어요. 또 다음 만남에 대한 확답을 주지 못하는 것도 힘든 부분 중 하나에요. 육체적인 피로보다는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경씨가 아이들과 계속해서 함께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beyond the mind와 아이들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아이들을 통한 긍정적인 에너지… 더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

이익계산에 따른 행동들과 관계에 대해 지쳐갈 때쯤, 아이들을 통해 그러한 관계에서 벗어나 치유되고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복잡한 관계를 잊고 오직 아이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죠. 아이들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요. 안식처 같은 거죠.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아이들은 약속에 대한 확답을 원해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모든 시간들이 저에겐 아이들에게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에요.

⦾ 마지막으로, 윤경씨의 개인적인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 인터뷰중인 정윤경 리더

언젠가 지인으로부터 “네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네가 해야 하는 것과는 구분할 수 있어야한다.”란 말을 들었어요. 이 활동에 나의 전부를 바치기 보다는 지금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사회에 나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지금의 이러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심적인 여유를 갖고 있었음 해요. 더 나아가 성공을 해서 아이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싶은 것이 저의 비전이자 꿈이에요. 이것 또한 제가 말년이 되었을 때, 그 나이에 맞게 할 수 있는  봉사의 모습이 아닐까요?

취재

윤다빈 기자(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
장현정 아나운서(가톨릭대학교 아동학과/소비자주거학과 2)
윤해리 뉴스제작국(이화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