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방학이다.” 여행 시즌이 돌아왔다. 인천국제공항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배낭여행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와 후속편인‘꽃보다 누나’가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누구나 한번쯤 답답한 현실은 잠시 접어두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밟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에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는 여행에 대한 설렘. 그런 설렌 마음을 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Meteor(이하 미티어). ‘별똥별이라는 뜻의 미티어는 청소년 외국어 봉사단이다. 그들이 어떻게 재능을 기부하는지 궁금해진 취재팀은 미티어에 문을 두드렸다.

 구름 같은 인파가 넘실대는 명동 한복판을 지나 남산 어귀에 위치한 서울유스호스텔 2층에 있는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MIZY, 이하 미지센터)를 찾았다. 취재팀이 미티어를 찾은 1월 19일 오후, 이곳에서는 2014년도 상반기에 활동할 8기를 선발하기 위한 면접이 한창이었다.

미티어 7기 기장 이승학 씨가 취재팀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말을 잘 못한다며 쑥스러워하던 이승학 씨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사뭇 진지한 자세로 질문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그에게서 미티어는 어떤 단체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인터뷰 중인 미티어 7기 기장 이승학 씨

Q1. 미티어는 어떤 단체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티어는 청소년 외국어 봉사단입니다. 미티어는 Junior와 Senior로 나누어서 활동하고 있어요. Junior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모여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영어교육봉사활동을 합니다. Senior는 대학생들이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투어 안내를 하는 활동을 합니다. Junior에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한 달에 한번 씩 외국인 투어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기장으로서 미티어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Senior에 속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미티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추구하나요?

 저희는 우선 국제교류를 통해서 청소년들 간의 국내외적 네트워크 구축하고 청소년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Junior가 하는 활동과 관련 있는데 무료 영어 봉사활동을 통해 교육 격차와 교육 기회의 불평등 해소하고자 합니다.

또 Senior는 서울 투어 가이드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구요. 그리고 기타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이런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투어 안내 봉사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 제고하는 민간 외교관

Q3. 미티어에서 활동할 단원들은 어떻게 뽑나요?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가요?

저희는 1월과 7월, 1년에 두 번 단원을 모집합니다. 활동기간은 7개월인데 이중 한 달은 인수인계 과정이에요. 이번 8기는 25명을 뽑는데 189명이 지원을 했습니다. 이번에 서류를 받았는데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으셔서 면접대상자를 예전보다 늘리기도 했어요.

Q4. 단체 운영에 들어가는 자금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활동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지금 여기가 미지센터잖아요. 저희는 미지센터의 동아리 사업에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미지센터에서 장소 대여를 해주고 1년에 지원금 40만원을 지원해줘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걸로는 1년간 단체를 운영하기에 부족하잖아요. 부족한 부분은 각종 동아리 지원 사업에 응모해서 받은 지원금으로 해결해요. 저번에는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에서 지원금 140만원을 받기도 했어요. 돈이 없으면 정말 운영하기 힘들거든요. 동아리 지원 사업이 연초에 많이 있어요. 이번에도 지원해서 잘 받아야죠.

Q5. 7개월 간 활동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저는 기장이기 때문에 투어 안내보다는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 더 많은 활동을 했어요. 초반에 힘든 점이 많았어요.

제가 7기 기장이 되면서 기획부, 관리부 등의 부서를 만들어 조직을 더 체계화했어요. 그런데 그냥 외국인들의 투어 안내만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온 친구들이 많아서 처음엔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힘들었어요. 결국엔 다들 잘 따라줘서 참 고마워요.

▲ 미티어 7기 단원들과 취재진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제는 모두들 미티어에 소속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기장으로서 뿌듯해요. 친구들이 하나둘씩 카톡 프로필 사진을 미티어로 바꾸는 걸 보면서 소소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투어 안내 활동을 하면서 좀더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어요.

Q6. 여러 봉사단체들이 있는데 미티어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통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특정 시설에 가서 정해진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외국인들의 투어 안내를 한다는 점에서 장소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유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합니다.

외국인 투어 봉사를 하는 단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희소성도 있구요. 다른 외국어 투어 봉사단과 달리 저희만의 특징은 우선 투어 시간과 코스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저희는 외국인들이 원하는 장소가 가능한 시간을 고려해서 개별적으로 투어 코스를 짜요.

저희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밤에 한국의 전통술을 마시고 싶다고 하는 외국인이 있으면 그 시간에 같이 가기도 해요. 또 운영진과 투어 안내를 하는 팀이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희는 운영진들 역시 투어 안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단체 운영에도 참여하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저희 동아리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재능 기부 통해 외국어 실력 향상
좋은 사람들이 가장 큰 수확

Q7. 외국인 관광객들의 투어 안내를 하는 활동이 흥미로운데요. 외국인 관광객들과는 어떻게 만나나요?

사실 저희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어떻게 미티어를 아는지 신기한데요. 저희 사이트가 있어요.(http://www.meteoryouth.org/) 외국인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투어 신청을 하면 저희 메일로 신청서가 와요. 신청한 외국인들의 여행 일정과 시간이 맞는 친구가 나가서 투어 안내를 하는 식입니다. 보통 페이스북 같은 SNS에 투어 안내 포스팅을 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합니다.

한국에 가면 해야 할 일 10가지 중 하나가 미티어를 만나는 일이라는 여행 후기를 올린 외국인도 있더라고요.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있어요. 아, 이번에 저희가 외국인들에게 투어 정보를 제공하거나 여행 후기 등을 올리는 페이지를 하나 더 신설했어요.

Q8. 외국인 투어 봉사를 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저는 투어 안내를 많이 안 해봐서 다른 친구들한테서 들은 얘기를 할게요. 보통 저희가 서울에서 투어 안내를 하는데 설악산에 가고 싶다고 한 외국인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친구가 같이 설악산까지 다녀온 적이 있어요. 또 심한 술꾼을 만나서 호되게 당한 적도 있구요.

▲ 미티어 7기 단원들과 취재진

아, 음식과 관련해서도 있어요. 한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같이 광장 시장에 가서 육회나 파전, 막걸리 같은 걸 같이 먹기도 했어요. 번데기를 먹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때 표정이 재밌었어요. 좀 야만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구요. 저희는 원칙적으로 밥을 먹을 때 더치페이를 해요. 그런데 저희가 무료로 가이드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며 밥을 사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오히려 저희가 더 감사하죠.

Q9. 이제 곧 7기 기장으로서의 활동이 끝나게 되는데 앞으로 다른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없지만 개별적으로 봉사활동은 계속할 생각이에요. 꼭 어디를 가고 어떤 단체에 들어가서 해야만 봉사활동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 제 자리에서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면 무엇이 됐든 의미 있는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연말에는 홈커밍데이를 여는 등 미티어는 활동의 다양화를 시도하며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함께 사진을 찍은 미티어 단원들에게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들은 밝고 유쾌하게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해서 더 즐거워보였다. 다시 찾고 싶은 나라, 코리아.

미티어는 자발적으로 나서 낯선 땅을 찾은 사람들이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기여하며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신들의 재능과 귀중한 시간을 나누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돕는 미티어 단원들의 모습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그 무엇보다 깊이 각인될 것이다.

취재
강수진 기자(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3)
정윤하 아나운서(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3)
주선혜 아나운서(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