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군은 지난 10월21일 어르신 한글 백일장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사진제공 - 남해군)

[아띠참] 남해군이 배움의 기회를 놓친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8개월간 실시한 기초 한글교육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친목과 화합의 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남해군의 기초 한글교육은 13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한 가운데 군내 6개 읍․면복지회관과 경로당에서 진행됐다. 어릴 적 형제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양보하거나 포기해야 했던 어르신들이 한글강사의 지도로 평생의 소원인 한글을 깨치고 서로 다독거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 어르신은 "한글교실 덕분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물건의 이름을 보고 자신 있게 고를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이제는 주소, 이름도 스스로 적을 수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돼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어르신들을 위해 남해군은 지난 21일, 어르신 한글 백일장 대회를 개최했다. 한글 백일장 대회는 한글날을 기념하고 제2회 남해평생학습축제 개최일에 맞춰 기초 한글교실 어르신들의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학습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백일장 대회에 참가한 60여 명 모두가 7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었고 최고령자는 89세로 늦게 시작했지만, 지난 1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한글 수업을 받아왔다.

백일장 답안용지가 배부되자 참가자들은 연필에 힘을 꽉 쥐고 집중하면서, 평소 한글교육을 통해 배운 한글을 한자 한자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백일장이 끝나고 각 부문 최우수, 우수 총 6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자유글쓰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설천노인대학 김복련 할머니의 "자식들의 박수소리"를 낭독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자신감도 되찾고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셨다"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해 기초한글교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취재 /
이준희 기자